-『재경고성인 65년사』발간에 대해-

정 종 암
 부정의를 정의로 둔갑하고, 나잇살로 강압해 맑은 영혼을 죽이는 혼탁한 사회는 온당치 못하다. 끼리끼리 모인 몇몇 세력에 의해, 그 세력에 결탁해 마분지 회장('차기회장 선출토의 건' 소집이었음에도, 반대세력을 배제하고 급히 몇간이 모여 선출하다보니 중국집 식당가에 널브러진 마분지류로 대신한 투표용지에 의한 선출 아닌 선출로 붙여진 이름)을 선출함에, 공정성 결여도 모자라 쓰레기 집하장에 가고도 남을 속 빈 강정이면 맛이라도 있었겠지만 그러하지 못했다. 자신들만이 향우들의 대변자인양 착각하는 소인배와 탐욕들. 그리고 뱃사공 카론이 저승에도 건너 주지 않을 부(부)의 일부라도 사회 환원도 못하는 알량한 돈 자랑군(群)인 '졸부들의 불판잔치'는 차디찬 술잔에 엎질러졌다.
 전임 재경향우회(회장 제정호)는 만고의 잘난 시인으로 각색하는 시인 아닌 시인들을 장으로 하는 창간추진위원회(위원장 서병진. 이하 추진위)로 내세웠겠다. 추진위는 제2차세계대전 때, 십자성 너머 타이 땅 깐짜나부리 콰이강의 다리에서 일본제국주의에 침탈당한 대한제국 청년들이 완장을 차고 연합군을 채찍질하듯이 군림했다.
 지난 송년의 밤에서 이들은 자화자찬의 굿판을 약 두 시간 반이나 멋모르는 향우들 앞에서 벌였다. 오랜만에 만난 향우들로서는 끼리끼리 좌담하느라 '그들만의 향우지 찬가와 굿판 속 징소리'가 들릴 수가 없다는 사실도 모르고, 목청을 높인 광란의 질주는 씁쓸함을 넘어 불쾌함의 연속이었다. 또한 무지와 무식이 교차하는 속에 향우지와 설화 속 월이를 환생이 아닌 진짜 탄생시키려는 양 월이 군단(?)이 건네는 달력과 함께 받았다. 그 선물꾸러미가 필자의 177센티의 키에도 불구하고 땅에 질질 끌리는 신세는 뒷전으로 하고라도, 위대한 그들만의 잔치 속 내용으로 도배되었기에 폐기하거나 슬쩍 보고는 소장가치가 없어 거절하는 향우도 속출했다.
 둔재인 필자가 분석컨대, 문학지가 아니기에 문학비평과 완벽한 책은 없기에 그 또한 별론으로 한다. 편집 '편'자도 모르는 이들이 편집하다 보니 편집의 기본조차 간과했다. 예컨대, 단락 구분이나 탈자나 오자도 가려내지 못했다. 문학계의 시인 제조기이면서 월하(月下)의 시비(詩碑)묘지에서 생전에 숭배도 서슴치 않는 이단아들이었을까. 나름 원고제출 기준을 세웠으나, 본래의 취지인 재경향우가 아닌 이(단 자료 제공자 제외)도 친분관계로 끼워 넣거나, 매수 제한도 없이 6~8페이지를 할당하거나 어떤 이는 4페이지 분량임에도 단락 구분도 않은 채 3페이지로 만들어 의미파악이 어렵게 만들었다. 그에다 원고 제출자 전원에게 사진을 제출케 해놓고는 고령군(群)과 자칭 힘센 이들만을 제외하고는 편집에서 누락시켰다. 또한 발자취란 부제에도 맞지 않게 고향의 역사 등은 미미했다. 결론은 중장년 이하 젊은이들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고령층과 그들만이 역사에 남기려는 탐욕에 찬 혈안이었음이 드러났다. 이에 향우지가 만들어짐에 십시일반 기부한 이들의 입에서 "연금 등으로 럭셔리한 생활이면서 남의 돈으로 자기들만의 집안과 이름 내는 잔치였다." 고 볼멘소리가 나오지 않았겠는가.
 그러기에 필자도 마찬가지였지만 일부에서는 쓰레기통에 넣거나 파지 줍는 노인들에게 선사하는 모양새도 연출됐다. 탐욕의 온상이요. 편애와 아마추리즘(Flax churijeum)이 판친 부끄러움도 모른 채, 그들만이 영광을 안겠다는 이타심으로 만든 추악한 쓰레기에 불과하단 점을 재경향우 역사에 남기지 않을까.
 인간은 잠깐 왔다가 누구나 예외 없이 이승을 등지는 동지인 게 만고의 진리이다. 2500여 년 전,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두 폴리스(polis)는 평등 그 자체, 즉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 세상이었다. 인류가 탄생해 죽어죽어 대대를 이은 지금까지도 이래서야 되겠는가. 나잇살에 의한 부정의로 권력 아닌 권력이 판치면 후배나 후세들이 발 디딜 틈이 어데 있겠는가에 대한 자기성찰은 없다. 뒷전으로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하는 지혜 또한 필요한 것인데 말이다. 선배나 웃어른에 대한 존경은 억압이나 강제성으로는 주어지지 않는다. 탐욕이 적을수록 여유를 더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좀비(zombi)에서 벗어나 유유상종만이 선이 아님을 실천해 빈부격차, 남녀노소, 지식이 높낮이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생의 동반자 내지 동지'란 울타리에서 함께하게 귀감이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향우지의 어느 테마 말미에서 "~연구 없이 비하하는 언동은 삼가했으면 한다." 는 무례하게 겁박하는 글귀가 있었지만, 필자는 개의치 않겠다. 혹여 본고나 향우지에 대해 어떠한 단체나 논객, 그리고 독자제현도 직접적인 토론에 임하고자 한다.
 

필자 / 문학평론가. 시사평론가(객원논설위원). 한국법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저서> 정치평론집과 비평에세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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