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재 순
삼산면 병산리
 모든 인류의 발전에 필연적으로 거치는 모계사회와 씨족사회를 통틀어 우리겨레가 처음 세운 나라를 종족국가이자 환한 나라라는 의미의 환국(桓國3,301년)시대라 하고, 이어 밝은 땅이라는 의미의 배달국(倍達國 1,565년)을 거쳐 민족국가라 할 수 있는 조선(단군조선2,096년)에 이르는 이 세 나라를 통틀어 편의상 고조선이라 부른다. 기록 역사의 태동기인 환국을 우리 조상들이 약 7만 년 전에 세운 최초의 국가이자 지구상에 인류가 세운 최초의 국가이다. 조상의 나라 환국의 연표 7만년이란 국가다운 체제를 갖추지 못한 씨족장 체제의 통치기구 시대인 선사시대를 말하며, 왕조 체제를 갖춘 3,301년부터를 고조선시대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환국의 시대를 거쳐 ‘밝은(밝 또는 倍達)’ ‘달(땅 혹은 나라)’을 의미하는 ‘밝달’의 나라가 환웅(桓雄)이 다스린 배달국이다. 환한 나라의 마지막 천황인 지위리 환인의 아들인 거발한 환웅은 지혜와 자비와 용기가 있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여 빛으로 세상을 교화하고자 하는 교화신(敎化神)이었다. 교화신인 환웅천황이 삼신교인 천신교를 환인으로부터 이어받고 개천하여 천신제를 맡고 사람의 길과 나라의 길에 대하여 백성들에게 교화를 베풀 때 천부경과 삼일신고를 가르쳐 깨우치게 했으며 음양오행과 구월조서(九月詔書)로서 무릇 인간의 360가지 일을 주관하게하고 모든 사람을 이롭게 하였다. 환웅천황이 처음에 석제라(釋提羅)를 시켜 새, 짐승, 고기, 벌레 등의 해를 없이 하였는데 이 때, 인민은 대체로 동굴과 토굴 속에서 살고 있었다. 왕금(王錦)으로 하여금 사람이 살 집을 짓게 하고 소, 말, 돼지, 수리, 호랑이, 곰 등의 짐승을 모아서 길러 이용하게 했으며, 육약비(陸若飛)로 하여금 남.녀 간의 혼인 관련법을 제정하게 하였다. 사람의 거처가 완성되고 만물이 저마다 자리 잡게 되자 고시례(高矢禮)로 하여금 주곡의 임무를 맡아보게 하였다. 고시례는 어느 여름날 숲속에서 큰 바람이 불어와 마른 나무줄기가 마찰하여 불이 일어나는 것과 돌을 날려 바위 모서리에 맞아 불이 번쩍 일어나는 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며 집에 돌아 와 돌을 부딪쳐 불을 얻었다. 이로 인해 백성들은 화식(火食)하는 법을 배우게 되고 주야(鑄冶) 기술을 처음으로 발견했으며, 여러 가지 제조업이 발달하게 되었다. 우리 동이(東夷)의 한 갈래로서 속진(屬侲), 식신(息愼), 稷愼)족이 있어 그 이름이 후에 조선(朝鮮)으로 불리게 되기도 한다. 예(濊)는 배달. 단군조선의 일부로 농경 어로 족을 가리키며 북만주 지역에서 요동지방 등으로 옮겨가거나 후에 동남쪽으로 가 동에 제국을 세우기도 했다. 맥족(貊族) 또한 배달. 단군조선의 일부로 북방 유목민족이나 기마종족 계열이다. 맥족은 주로 북방에 위치하면서 중국 북방을 위협하였다.
 
 거발한 환웅이 제사를 지내거나 사냥을 나갈 때 신하 풍백은 천부를 새긴 거울을 들고 앞장섰고 우사는 북을 치고 주변을 돌며 춤추며 나아갔고, 운사는 백 명의 무사를 거느리고 대장의 검으로 호위했다. 이처럼 우리 조선족은 오래 전부터 하늘에 제사를 지내왔고, 그 제사 터를 소도(蘇塗)라 했다. 우리가 아는 삼신이란 신에 셋이라는 말이 나니라 신이 몸은 하나지만 기능이 셋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해 사람이 머리를 하늘에 두고 발로 땅을 밟고 서 있으니 이 사람이 곧 삼신인 것이다. 이 세상에서 인신(人神)을 믿는 종족은 조선 족 뿐이다. 이는 조상의 영혼을 믿는 것과 맥이 통한다. 우리민족은 조상이 죽으면 그 영혼이 그 생존해 살던 땅에 남아 후손을 보살핀다는 믿음이다. 그리고 영혼은 새의 안내를 받는다고 여겨 조상의 영혼을 모시는 새(鳳凰)를 소중히 여겼다. 당연한 얘기지만 우리 민족은 광명을 숭상했다. 태양은 광명이 만나는 곳으로서 삼신이 계시는 곳으로 믿었다.
 배달국에서 나라를 다스린 근간은 주로 천부경(天符經이다. 여기서 천부(天符)란 하늘의 이치(天理)이니 천수지리(天數之理), 다시 말해 우주의 법칙, 하늘의 길을 숫자로 표현한 것이 천부경이며, 이 천부경을 새겨서 천권(天權)을 표시한 것이 천부인(天符印)이다. 천도정치를 천명하던 우리겨레의 고대국가에서는 천부인을 천권의 상징으로 여기고 후계자에게 전수하였다. 이 천부인은 마고, 환인, 환웅, 단군으로 이어지는 시대에 말로 전하여 온 경전이다. 환웅께서 신지(神誌) 혁덕(赫德)에개 명하여 녹도문(鹿圖文)으로 그것을 쓰게 했다. 신라시대의 대학자 최치원이 옛 비문에 새긴 글자를 한자로 옮겨 세상에 전한 것이다. 천부경은 우주와 인간의 상관관계 및 생성과정의 철학적 이치를 논함에 있어서 81자로 구성되는 정방형으로 되어 있다. 천부경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우주 속에 사람이 나서 죽을 때 까지 성(性), 명(命), 정(精), 심(心), 기(氣), 신(身), 감(感), 식(息), 촉(觸)의 9 단계로 보고 천일(天一), 지일(地一), 인일(人一)은 각각 성. 명. 정을 말한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세 가지 참인 성. 명. 정을 받았다. 이는 선악(善惡), 청탁(淸濁), 후박(厚薄)이 없는 천성인 인간의 본   바탕이다. 그러나 사람에게 육체가 생기고 삶을 이어가는 동안에 세 가지 허망한 것인 심(心). 기(氣). 신(身)에 끌리어 삼신이 흐려져서 욕심이 생기고 병이 나고, 죄를 짓고, 늙고, 죽게 되는 다섯 가지 괴로움에 떨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수행을 통하여 참 진에 이르게 되도록 신인일체의 경지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중생들이 참 사람이 되게 하려면 만 가지 느낌의 잡념을 없애고 숨쉬기를 고르게 하여 만 가지 나쁜 유혹을 물리치는 접촉을 삼가야 한다고 가르친다. 우주 속의 모든 물질은 양의 양자와 음의 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에게는 끌어당기고 반발하는 에너지가 있다. 우주에 있는 모든 생물과 무생물이 혼자서는 변화할 수 없기에 서로 결합하게 된다. 선현들은 음양오행의 원리로 우주의 생성, 구성, 운동을 수리화(數理化)하여 오묘한 진리를 규명하고 있다.
  
 사람마다 그 해석이 약간씩은 다를 수 있는 이 천부경의 가르침 중에서 중요한 부분의 일부를 보면, 먼저 우주의 시작이 한없이 아득한 옛 날이었고 우주의 끝은 끝이 없는 무한한 넓이와 무한한 미래로 이어진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주를 생성하는 바탕은 우주를 생성케 하는 창조주를 말하며, 하늘의 섭리는 시작도 끝도 없는 무한의 세계다. 모든 것이 통하는 이 하나(一)라는 말은 최소. 최대이자 도(道)의 바탕이고, 만물이 탄생하고 그 곳에서 생을 마치고 돌아가는 원향(原鄕)이라 할 수 있다. 근본 원리인 하나에서 하늘, 땅, 사람이라는 삼극(三極)으라 나뉘어져도 무궁무진한 근본인 하나로 되돌아간다. 신(神)은 가장 높은 자리에 계시며 큰 덕, 큰 지혜, 큰 힘을 가지고 하늘을 창조하시고 세계를 주관하시며, 만물을 창조하시되 겨자씨만큼 작은 것도 빠뜨리지 않으신다. 신에게는 밝고 밝은 영감이 있어 가까이 쉽게 다가갈 수가 없다. 소리와 몸짓으로 기도를 하여도 감히 바라볼 수가 없다. 진실된 마음으로 성자(聖子)를 구하면 너의 머리에 내려와 계실 것이다. 한 인물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성(性), 명(命), 정(精)의 순으로 이루어진다. 이 성. 명. 정이 모이고 쌓일 때 완전한 새 생명 탄생을 위한 충분한 요건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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