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재 순
삼산면 병산리
 모든 인간은 삶의 전 과정이 행복이 가득한 낙원이기를 바란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바로 그 낙원이란 찾으면 찾을수록 자꾸만 멀어져만 가는 것이 인생사의 전부이고 그러다가 어느새 모든 것이 끝난 다음에야 자신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면서, 그 때가 바로 행복의 절정이었음을 스스로 실토하기도 한다. 도가(道家)의 무릉도원과 마찬가지로 서구의 유토피아(Utopia) 또한 손에 잡히지 않는 텅 빈(vacant) 공간에 불과함을 말해주는 ‘유(u=v = vacant 공허한, 좋은)'에서 '장소(place or space)'라는 의미인 ’토포(topo=place 장소)를 결합하여 ‘유토피아(utopia 이상향)가 이루어지니 공허 그 자체가 허무이기도 하지만 지락의 행복을 의미하기에 이르렀다는 말이다.
 인간 삶에 있어서 피해 갈 수 없는 ‘일’이 바로 낙원이라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반문 또는 반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로 우리 모두가 지겨워하는 바로 그 ‘일’ 자체가 즐거울 때 이보다 더 한 낙원이 있을 수 없다. 그리고 그 일 자체가 의무일 때 그보다 더 한 지옥도 없다. 작고 가느다란 가지가 큰 나무의 시작임을 잊기 쉽다. 20층의 탑도 작은 벽돌을 하나씩 쌓아 올리는 데서 시작되고, 천리 길도 한 걸음에서 시작된다. 마지막에 이르기까지 처음과 마찬가지로 주의를 기울이면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인이거나 어느 집단이거나 간에 각자의 뚜렷한 신념, 목표 아래 줄기차게 노력할 때 무엇인가 성취할 수 있다. 너무 성급한 성과를 기대하면서 일을 서둘러서는 실패로 끝나기 쉽다. 자신의 마음에 끊임없이 반성과 검토의 여유를 주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착실히 나아갈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에게는 오늘 능히 할 수 있는 일인데도 ‘이건 내일 해도 괜찮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뒤로 미루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처럼 뒤로 미루는 일 치고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큰 기회를 만들어 내거나 붙드는 것도 필요하지만 눈앞에 와 있는 작은 기회를 꼭 붙잡는 일에 절대로 소홀해서는 안 될 일이다. 바로 이 작은 기회가 장래의 큰 기회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남이 성공한 것을 보고 우리는 흔히 ‘그 사람은 운이 좋았다’라고 간단히 평가하기 쉽다. 그러나 어떤 성공이든 운만으로 성공하는 일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 남이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은 듯해도 성공한 사람들 자신은 불면불휴(不眠不休)로 지혜를 창의와 연구에 기울이면서 악전고투해 일군 결과임을 남들은 잘 모를 것이다. 게으른 사람은 무슨 일을 해도 성공할 수 없다. 그 불성공은 그 게으름의 당연한 결과로서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고, 게다가 자기 대신 성공한 타인을 보고 부러워해야 하는 고통까지 감내해야 한다. 남에게 고용되는 사람이기 보다는 남을 고용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보통사람들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남에게 기꺼이 고용되는 사람, 낮은 지위에서 만족하는 사람, 작은 급여에도 은인자중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야말로 훗날 반드시 성공할 수 있는 소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자기가 가는 방향이 정의이고 자신의  태도가 성실할 때 당당히 분투한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경험이 적은사람은 자신감이 없다는 데서 한 때 곤경에 빠져 용기를 잃고 물러나서 앉거나 타인의 무슨 말에나 부화뇌동하거나 또 그 말에 영합하기 쉽다. 이럴 때에도 늘 명심할 일은 단 한 차례의 시도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또한 모든 일의 미완성에 대해 괴로워 할 일이 아니다. 자기가 하는 일이 뜻대로 그리고 순조롭게 되어가는 순경(順境)에 젖어들어 늘 그 순조로움에 길들여져 있다가, 모든 일에 실패만 거듭하는 역경(逆境)의 구렁텅이로 빠져들 때 이를 운명으로만 받아들일 일이 아니다. 인간이면 누구나 역경보다 순경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당연하지만, 이때의 역경이야말로 자신의 실력을, 자신의 인간성이 시험할 기회가 찾아왔다는 것 또한 잊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잠은 약과 같아서 한 번에 너무 취하면 정신을 차릴 수 없다. 엄청난 시간이 낭비되고 활력도 떨어져서 많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일을 통한 성공이야말로 인생의 유일한 즐거움이라고 생각한 에디슨의 말이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신문팔이, 과자 팔이 등의 일을 했고 정규 교육을 받지 못 했다. 그의 성공은 끊임없는 노력과 포기를 모르는 의지로 이우어 낸 것이다. 어린 시절의 고생을 잊지 않은 그는 하루 열여덟 시간을 매일 일했다. 그의 아내와 자식들은 항상 일에 파묻혀 피곤에 찌들어 보였던 그에게 어디로 떠나 편히 쉬다 오라고 했다. 다음날 아침 아내는 에디슨이 보이지 않자 여행을 떠났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잠시 후 여느 날과 다름없이 작업실에 앉아 있는 에디슨을 발견했다. 기가 막힌 아내가 에디슨에게 잔소리를 퍼붓기 시작하자 ’당신이 내게 편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가라고 했지 않소‘ 이것이 그의 대답이다. 에디슨은 결혼식이 있던 날에도 갑자기 영감이 떠올랐다는 이유로 신부에게 잠시 나갔다 오겠다며 자리를 비운 일이 있다. 그 날 저녁 파티가 열리는 시간까지도 그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고 사람들이 사방으로 돌아다녀서 겨우 그를 찾아낸 곳은 그의 실험실이었다. 전등을 발명할 때 그는 처음 석탄에서 필라멘트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텅스텐 필라멘트에 이르기 까지 거의 모든 내연 물질을 찾아 수 천 번 실험을 했다. 처음 겨우 두 시간의 사용시간에 불과했던 실험에서 천 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 나선 것이다. 대나무를 필라멘트로 할 때 천 이백 시간 지속할 수 있어 일단은 성공한 셈이지만 대나무 중에서도 가장 성능이 우수한 일본 대나무를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거기에 만족하지 않은 에디슨이 1906년에 이르러 텅스텐으로 교체하기에 이른 것이다. 1931년 그가 세상을 떠나자 미국인들은 그가 인류에게 가져다 준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1분간 전국의 모든 전등을 끄는 의식을 가졌다. 이 1분 동안 미국은 어둠에 잠겼고, 1분이 지나고 스위치를 켜자 대낮처럼 환하게 밝아졌다. 노동이 있을 때 비로소 안락이 있고 휴식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이 모두를 모두 남들(전 인류)에게 돌아 갈 안락과 휴식을 위해 다 쏟아 부은 에디슨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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