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처님 오신 날에 ‘반야심경’ 이야기 7편 )

남 덕 현
고성읍 동외로

 모든 종교는 인간의 생존상황에서의 개별적인 이익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한다.
 ‘사랑’이니 ‘자비’니 하는 것은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이상적 세계이며 개인적 욕구의 최종단계인 구원이나 성불(成佛)을 중요시하게 된다. 그것은 누가 대신해서 해 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것들이 도대체 무슨 필요가 있는가? 모든 문제는 우리가 살아있을 때의 논의에 불과하다. 불교라는 것도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서 부처가 되는 게 목표인데 부처님께 소원을 비는 모양새로 변질 되고 있으니 무척 당황스럽기도 하다. 기독교의 예수도 불교의 석가모니도 욕심을 버리라고 했는데, 우리는 거기다 대고 자기의 욕심대로 소원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또한 빌고 있으니 이것은 무엇인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예수나 석가는 인간들의 행복과 바른 자각을 깨우치기를 바랐지만 종교지도자들은 그들을 신격화해서, 극락왕생한다느니 천국으로 간다느니 하는 말 같지도 않은 허황된 논리로 교인들을 세뇌시켜 엉뚱한 짓을 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반야심경을 요약정리하면 “관자재보살이 오묘한 ‘반야바라밀다’를 닦으실 때 몸과 마음의 욕망이 모두 공(空)한 것임을 비추어 보시고 온갖 괴로움과 재앙의 바다를 건너셨느니라. 사리자여, 물질이 공(空)과 다르지 않고 공(空)이 물질과 다르지 않으며, 물질이 곧 공(空)이요, 공(空)이 곧 물질이니, 느낌과 생각과 지어감과 의식 또한 그러하니라. 사리자여, 이 모든 법의 공(空)한 모양은 나지도 않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더럽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느니라. 그러므로 공(空)한 가운데는 물질도 없고, 느낌과 생각과 지어감과 의식도 없으며,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도 없으며, 빛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감촉과 법도 없으며, 눈의 경계도 없고 의식의 경계까지도 없으며, 무명도 없고 무명이 다함도 없으며, 늙고 죽음도 없고 또한 늙고  죽음이 다함까지도 없으며,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괴로움의  없어짐과 괴로움을 없애는 길도 없으며, 지혜도 없고 얻음도 없느니라. 얻을 것이 없는 까닭에 보살이 ‘반야바라밀다(깨달음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공(空)에 대한 지혜’ 혹은 공(空)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통해 도달한 열반의 상태 즉 지혜의 완성을 의미)’를 의지하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어서 뒤바뀐 헛된 생각을 아주 떠나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며,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이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므로, ‘아뇩다라 삼먁삼보리(완전한 깨달음)’를 얻느니라. 잘 알아라.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신비한 주문이며, 가장 밝은 주문이며, 가장 높은 주문이며, 아무것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니, 온갖 괴로움을 없애고 진실하며 허망 되지 않느니라.

 “고지 반야바라밀다, 시 대신주, 시 대명주, 시 무상주, 시 무등등주, 능제일체고, 진실불허 (故知 般若波羅密多, 是 大神呪, 是 大明呪, 是 無上呪, 是 無等等呪, 能除一切苦, 眞實不虛). 고설 반야바라밀다 주 즉설주왈,(故說 般若波羅密多 呪 卽說呪曰).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揭諦揭諦 波羅揭諦 波羅僧揭諦 菩提 娑婆訶)”

 요약해서 풀이하면) 이것은 가장 큰 신비로운 주문이며 가장 밝은 주문이다. 이보다 더 높은 주문은 없으며 이와 비교하여 견줄만한 주문도 없다. 모든 괴로움을 완전히 없애주는 진실하고 거짓 없는 주문이다. ‘이제 반야바라밀다(깨달음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공(空)에 대한 지혜’ 혹은 공(空)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통해 도달한 열반의 상태 즉 지혜의 완성을 의미)’ 주문을 말하노라. 가자, 가자 피안으로. 피안으로 아주 가자, 영원한 깨달음으로.
 구체적으로 풀이하면) 고지(故知:그러므로 알라.)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蜜多)는 시 대신주(是 大神呪:크게 신묘한 주문이며), 시 대명주(是大明呪: 크게 밝은 주문이며), 시 무상주(是 無上呪 : 위없는 주문이며), 시 무등등주(是無等等呪: 비교할 대상이 전혀 없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최상, 최고의 주문)이니라. 대명(大明)할 때, 명(明)은 지혜라고 하는 뜻이에요. 경에 보면, 우리가 지혜라고 붙여 쓰지만 지혜 지(智)자와 지혜 혜(慧)자를 따로 분리해서 이야기하기도 해요. 밝을 명(明)자도 쓰고, 빛 광(光)자를 쓰기도 하고. 무상(無上)은 깨달음이라고 하는 뜻이며 ‘아뇩다라’를 번역하면, 무상(無上)이 된다. 여기에서 ‘반야바라밀다 주’(般若波羅蜜多 呪)를 찬탄하는 게 아니라, 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蜜多)를 찬탄하는 것이다. 왜 ‘반야바라밀다’를 주(呪)에 비유했을까? 이 주(呪)를 최고로 여기기 때문이다. 대신주(大神呪)라는 것으로, 크고 신비로운 주문이라는 것이다. 대명주(大明呪)로서, 크게 밝은 주문이며, ‘무상주(無上呪)’로서, 이 보다 더 높은 것이 없는 최고의 경지의 주문이고, ‘무등등주(無等等呪)’라 하여, 비교될 만한 것이 없는 최상의 주문이라는 의미다. 능제일체고 진실불허(能除一切苦 眞實不虛)는 이 주문이야말로 일체의 괴로움을 없애주며, 진실하여 조금도 헛됨이 없다는 의미다. 텅 비어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으며, 집착할 바가 없는 반야 공(空)의 이 도리야말로 위대한 주문인 까닭에, 일체의 모든 고통과 불안,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들을 다 소멸해 준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고 본래 텅 비어 무소득이며, 무자성이고, 공(空)이요, 무아, 무분별인 본바탕에 또 다시 어떠한 허망함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정신세계(수상행식:受相行識)와 물질세계(색:色)가 모두 공(空)하였으니, 따로 허망할 것이 없는 것이다. 불생불멸(不生不滅)로 본래 나고 죽음이 없으므로 생멸에 따른 온갖 괴로움도 여의었고, 불구부정(不垢不淨)으로 더럽고 깨끗한, 부귀하고 천한 등의 관념을 여의었기에 상대세계의 모든 분별을 타파할 수 있으며, 부증불감(不增不減)으로 더하거나 줄어들 것이 없으므로 ‘내 것, 네 것’ 하며 나누어 서로 많이 소유하고자 다투고 투쟁하는 이 모든 분별을 여의게 된, 더없이 맑고 밝아 허망하지 않은 진실한 주문이라는 말이다. 이 대목에서 다시 한 번 반야심경의 핵심 구절인 ‘조견오온개공(照見 五蘊皆空)도일체고액(度 一切苦厄)’을 강조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도일체고액(度 一切苦厄)’의 경지, 즉, 일체의 고통과 액난을 뛰어넘었으므로 진실하여 조금의 헛됨도 없는 경지를 다시 한 번 설함으로써 지혜의 완성을 마무리 짓고 있는 것이다. 지혜의 완성된 경지는 직접적으로 공의 이치, 반야의 이치를 설한 도리이기에 진리로서 허망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고지(故知)는 '그러므로 알아라.'는 뜻이다. ‘반야바라밀다’가 어떻다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다. 시(是)는 '이것은' 이라는 말로 ‘반야바라밀다’를 가리킨다.  대(大)는 '크다'는 말인데, 대(大)와 소(小)라는 관념을 초월한 절대의 대(大)를 말한다. 신(神)은 '거룩하다',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영역이라서 측량할 수 없다'는 뜻이다. 주(呪)는 범어로 한역(漢譯)하면 주문(呪文), 이라 한다. 중국의 주(呪)와 같은 뜻으로 쓰였기에 주문(呪文)이라 한 것이며 가장 신비한 주문이라고 한 것이다. 대명주(大明呪)는 범어로 밝고 수승한 지혜라는 뜻이다.  대명(大明)은 무명(無明)을 멸하여 내외명철(內外明徹)하고 일체가 확연(廓然)하여 한 점의 티끌도 없는 거울과 같은 마음자리가 지혜 광명으로 가득함을 말한다. 광명으로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는 주문의 뜻이기도 하다. 무상주(無上呪)는 무엇 가운데 최상이 아니라 상대적 개념을 초월한 절대최상이니 위없는 진언(眞言)이라는 의미에서 가장 높은 주문이라 한 것이다. 무등등주(無等等呪)는 범어로 등(等)은 평등의 뜻인데 무등등(無等等)이라 함은 같음이 없으면서도(無等) 평등(等)하다는 말이다. 이는 일체와 같으면서도 모든 것을 초월한 일체와 둘이 아님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무등 등주(無等等呪)는 비교할 데가 없는 주문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라 한 것이다. 주(呪)는 진언(眞言)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진리 자체라는 말이다. 능제일체고 진실불허 고설 반야바라밀다 주(能除一切苦 眞實不虛 故說 般若波羅蜜多 呪)의 의미는 능히 일체의 고(苦)를 제거하며 진실하여 거짓되지 않으므로 반야바라밀다의 주문을 설한다. 능제일체고(能除一切苦)의 의미는 능히 일체의 고(苦)를 제거 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윤회에서 벗어난다는 의미다. 반야바라밀다의 주문(呪文)은 주문 가운데 거룩하고 불가사의한 영역이라 측량할 수 없는 가장 신비한 주문이라 하여 대신주(大神呪)요, 지혜광명으로 가득한 가장 밝은 주문이라 하여 대명주(大明呪)라 하며, 이 보다 더 수승하고 높은 것은 없다는 절대최상의 가장 높은 무상주(無上呪)이며,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상의 주문인 무등등주(無等等呪)인 것이다.

 이와 같이 반야바라밀다는 최상최고(最上最高) 유일무비(唯一無比)한 주문으로 언어를 떠나 있어 언어로서는 어떠한 설명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주문인 것이다. 주의할 점은 ‘반야바라밀다’를 중요시 한 것이지 ‘반야바라밀다 주’를 중요시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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